앞서 글을 올린 브랜디 와인의 커피는 에티오피아 게샤(실제 발음은 게챠에 가까운 듯 하지만, 너무 낯선 느낌이니 요렇게 부르겠습니다) 빌리지의 커피입니다.

농장의 홈페이지는 여러가지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사실 파나마 에스메랄다 농장의 게이샤가 워낙에 유명한 터라,
우리들은 게이샤라고 하면 당연히 파나마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게이샤는 에티오피아가 원산지입니다.
에티오피아의 게샤 빌리지는 바로 그 점에서 출발한 농장입니다.
이야기는 2014년 “Best of Panama”에서 1등을 차지한 Finca La Mula 농장의 농장주인 Willem Boot와 연관이 있습니다.
이 수상 자체가 파나마 사회에서는 파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외지인이 차지한 최초의 1등이었기 때문이지요.
이 커피는 커피 리뷰에서도 단연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었지요. 2015년 1위에 빛나는 커피입니다.
Willem Boot는 파나마 Finca La Mula 농장의 농장주이기도 하지만, Boot 커피의 CEO이기도 합니다.
 
14살 때부터 커피업계에 뛰어든 Boot는 1998년 Boot 커피를 만들었으며, 2007년 파나마에 게샤 농장을 열게 되었습니다.
그가 가진 꿈은 게샤 커피의 원종을 찾아 에티오피아에서 복원하는 것인데,
이 꿈에 같이 동참하게 된 사람이 게샤 빌리지를 만든  Adam Overton입니다.
원래는 에티오피아 커피 관련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 찾아간 에티오피아에서 그는 새로운 꿈을 찾게 됩니다. 
(자세한 스토리는 나와 있지 않지만, 그곳에서 부인도 만나 결혼하고 살고 있는 듯 합니다)
2007년 이후로 부트 커피와 협업으로 게이샤의 원종을 찾고 복원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던 끝에 마침내
2011년 에티오피아 남부 게샤 근처 지역에 게샤 빌리지 농장을 세우고 야생 게샤 품종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홈페이지에 링크된 글을 읽어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기사 내용 중에 첫 수확한 커피를 한국에서 공개 커핑을 진행했다는 이야기도 나오네요. 누구 실제 참여하셨던 분이 계신가요?)
수단 루메가 그러했지만, 생산성 높고, 병충해에도 강한 종들로 개량된 후 원종들은 역사 저편으로 사라져 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누군가는 또 그 원종들을 궁금해 하기도 다시 찾아보기도 하네요.
이 자연을, 많은 종들을 파괴하는 것도 인간이지만,
어딘가에서는 누군가가 그렇게 사라져 버린 종들을 복원하고 다양하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