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 중 하나가 여기저기 있는 커피 리뷰를 살펴보는 것이지만,
그중 그래도 가장 자주 들러보게 되는 곳이 아무래도 말 그대로 커피 리뷰 사이트인 커피리뷰닷컴입니다.
자주 보다 보니 낯익은 이름들이 나오면 관심을 가지게 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요새 올라온 리뷰중에 오래전 관심을 끌었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더랬습니다.
오늘 소개하려는 로스터리는 레드 루스터 커피 로스터입니다.
작년 이맘때 첫 리뷰가 올라오고 올라오는 리뷰마다 흥미로운 느낌이라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곳이지요.
마침 저번에 주문했던 Perc Coffee Roaters의 Kenya Tambaya로 2015년 1월 94점이라는 리뷰 점수를 받았길래 비교삼아 주문했습니다. 커피가 도착해 오늘 설레는 마음으로 케냐부터 냉큼 개봉했네요.

중배전이어서 극한의 달달함을 자랑했던 Perc를 상상하며 개봉하는 순간 완전히 기대를 깨버리는 약배전 로스팅의 원두가 보입니다.
같은 원두라도 이렇게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로스터들의 특권이겠지요.
근래 본 원두 중에 가장 옅은 색을 자랑하는 이 원두는 역시나 핸드밀로 갈때 힘이 꽤 들어갔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커피때문에 가끔씩 무지하게 기분이 끝간데 없이 좋아지기도 하는데, 이 커피가 그런 황홀함을 가져다 주는 커피였네요.
드립할때부터 이미 향기에 이 커피에 넘어가 버렸는데,
내려진 커피는 달콤 새콤한 주스나 과일차에 가깝습니다.
사실 약배전을 좋아하는 터라 여러 곳의 원두를 먹어보는 편이지만, 약배전 로스팅은 로스터들에게 항상 도전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 원두는 정말 잘 볶아진 약배전 원두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설익거나 떫은 맛 같은 것은 전혀 없으면서, 향도 잘 보존하고, 이 원두가 가진 개성들을 잘 표현해서 볶았네요.
케냐 중에 이렇게 달달한 원두를 만나본적이 있나 싶게 달달하면서도 가끔씩 레몬티의 상큼함이 달콤함을 뚫고 입안을 간지럽힙니다. 커핑 노트에 적힌 “long finish”라는 말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원두가 있나 싶기도 하네요.
아마 에스프로에 정말 잘 어울리는 커피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맛난 커피를 볶아낸 레드 루스터는 버지니아에 있는 소규모 로스터리입니다. 아무래도 대도시에 있는 곳은 아니다 보니,
이렇게 커피리뷰 같은 것을 통하지 않으면 존재 여부를 알기도 힘든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레드 루스터란 이름은 2010년 오픈하면서 처음 함께했던 바로 이 로스터기를 말하는 거라고 하네요.

기본적인 생두는 생두상을 통해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로스터리에서 자체적으로 따로 소싱한 원두들은 마일포스트(이정표란 뜻입니다) 커피란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사실 커피리뷰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던 원두들 중에 마일포스트에 속한 원두들이 많기도 했었네요.
나머지 원두들을 맛보아야 전체적인 평가를 할 수 있을 테지만,
이미 케냐가 너무 매력적이라 아마 제가 챙겨서 들려봐야 하는 로스터리 목록에 들어갈 곳 같은 곳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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