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 다른 일에 열중하고 빠져 있을 때면,

가장 중요한 일들(아이들, 거북이, 떨어지지 않게 커피 주문하기)을 빼고는 거의 챙기지 못하게 됩니다.
작년 연말 이후로 여러가지 일이 있었던 터라 한동안 커피 리뷰는 적지 못했던 거 같네요.
그동안 리뷰를 못하고 지나갔던 많은 맛난 커피들이 스쳐 지나가네요.
– 조지하웰에서 주문했던 콜롬비아 모카 : 사실 콜롬비아에서 다양한 종의 커피를 기르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콜롬비아 모카는 처음 접하는 콩이라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모카종의 특색이 콜롬비아의 땅과 물을 만나면 어떻게 발현되는지 보는 재미가 있었네요.
– 요새 가장 즐겨 주문하는 로스터리가 된 스위치 박스의 여러 커피들: 네키세, 콜롬비아 El Faldon, 내추럴이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내추럴인지 눈치채지 못할 코스타리카 Los Robles… 한동안 가장 자주 주문하던 레드 루스터의 새로운 커피들이 뜸해진 요즘엔 가장 좋아하는 로스터리가 된 거 같네요. 다음 기회에 리뷰를 한번 적을까 합니다.
– 엔젤스컵의 페루 특집 커피들: 올해 유난히 좋은 페루 커피들이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오는데, 그 궁금함을 풀어주었던 특집이었네요. 3월 엔젤스 컵에서 총 3개의 페루 커피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개인 선호도 순 정렬입니다).
#2786: https://angelscup.com/app/55154/summary/i60528 <= 이 커피는 에콰도르 커피입니다.
#2785: https://angelscup.com/app/53162/summary/i58417 <= 실제로는 테이스팅 점수는 이 커피 평균이 가장 높네요.
#2784: https://angelscup.com/app/55149/summary/i60523 <= 가장 인상에 남지 않는 편이었네요.
특히 저한테는 가장 인상적이었던 Quills Coffee의 La Fortuna 덕분에 퀼스에 흥미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이트를 방문해 보니 주문하려고 했던 페루 커피는 이미 품절이라 다른 커피들을 뒤적뒤적 하던 터에 이 커피를 발견했습니다.
Quills 커피는 2007년 만들어진 곳이며, 형제가 같이 만든 곳입니다(위의 사진은 작년 콜롬비아에 둘이 갔을 때 찍은 거라네요).
어쨌든…
로스터리 홈페이지를 둘러보던 중에 가장 흥미를 끌었던 것은 이 콜롬비아 커피였습니다.
6온즈에 19불이라는 높은 가격이 대체 왜 나왔는지가 궁금해서 관련 자료를 뒤적거려 봅니다.
Best Cup Cauca는 미국의 유명한 생두상인 Cafe Imports가 콜롬비아의 커피 업체인 Banexport와 협력하여 진행하고 있는 컨테스트(+경매)입니다. 전통적으로 콜롬비아의 유명한 커피산지인 Hulia 외의 다른 지역 커피들의 품질 향상과 발굴을 위해 개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Cauca 지역의 경우 Hulia 지역에 비해 유명하진 않지만 2013년 기준으로 콜롬비아 COE에서 4번째로 높은 1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014년 처음 시작되어 작년에 3번째로 개최되었네요.
해마다 규모가 커져 2016년 Cauca Best Cup에는 700여개의 커피가 출품되었습니다.
그 중 며칠간의 커핑을 통해 커핑 점수가 높은 15개의 커피들은 경매를 통해 바로 판매됩니다.
이 #7의 경우, Quills 외에도 Patriot Coffee 에서도 낙찰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소 가격차가 나는 터라 두 로스터리를 고민하다 그래도 엔젤스컵을 통해 로스팅 스타일을 대략 파악했던 Quills의 커피로 주문해 보았습니다.
5월 2일 로스팅으로 주문했던 커피를 오늘 받아서 설레는 마음으로 밤 9시에 한 잔 했네요(그래서 잠이 안 오겠죠. -.-).
커피 봉지를 열었을 때, 그리고 그라인딩 할 때부터 달달한 냄새가 솔솔 올라옵니다.
좋은 밸런스에 촘촘한 느낌의 바디와 기분이 좋아지는 달달함도 무척 좋지만,
가장 인상적인 맛은 커피가 살짝 식으면서 올라오는 산미입니다.
탄산수를 마시는 듯한 짜릿한 산미가 꽤 강렬하네요.
아마 아이스로 진하게 내리면 정말 맛있을 듯 합니다.
산미가 인상적이라 다시 찾아보니, 콜롬비아의 제일 유명한 Hulia 지역의 커피들과 비교하면 산미가 원래 좀 더 두드러지는 느낌인가 봅니다.
정확히 번역으로 옮기기가 애매하여 본문을 옮겨봅니다(제가 와인을 모릅니다. T_T).
Cauca coffees are big rich, juicy with acidity that is a little bit racey.  If you are a wine drinker think Malbec from Argentina or in coffee, think East African fruit and acidity combined with caramel, chocolate and vanilla; Wonderful coffees with not a lot of recognition.
뭐… 이런 장황한 설명보다 중요한 건 그냥 맛잇다는 사실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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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를 찾다보니 2015년 경매에서 리브레가  #1 의 경매에 참여해서 낙찰을 받았던 것 같네요. 경매가가 높아서인지 200그램에 35000원이라는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었나 보네요.
리브레는 2016년에도 참여해서 #5 랏을 낙찰받았던 걸로 보이구요. 부지런한 리브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