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지만 커피가 너무너무 땡기는 터라 한잔 내려봅니다.
잠시 행복한 고민에 빠져 봅니다.
요즘 치고는 보기 드물게 커피가 풍성한 저녁입니다.

매년 나왔다는 정보만 나오면 아무 고민없이 딴죽걸이님께 부탁하게 되는 DROP 커피의 Jazmin,
6개월 커피 정기 배송의 마지막 배송분인 Bootstrap 커피의 Asdecafe
처음 주문해본 카페 Grumpy 의 Las Flores, Mutwari, Shakiso
총 5종류의 다섯 커피가 있었으니까요. ^^

고민 끝에 내려본 녀석은 그럼피의 탄자니아 피베리인 Mutwari입니다.
막 내렸을 때의 첫 느낌은 엇, 요놈 고소하네?
이런 느낌입니다. 그 느낌을 이어 살짝 식어가니 산미가 제대로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피베리 특유의 톡쏘는 느낌의 산미라고 해야할까요?
그럼피 측에서 적어둔 노트 중에 가장 잘 느껴지는 느낌은 크렌베리의 느낌이네요.
그런데도 고소함과 단맛이 상당히 강해서 신기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그럼피의 커피들은 대충 중배전 정도로 다 볶여져서 온 느낌입니다.
안정감이 느껴지는 로스팅 스타일입니다. 맛나요~
===========================
사진에 등장한 다른 놈들을 부연설명한다면…
1. 너무 강력한 드롭의 Jazmin
온두라스 산타바바라 지역의 커피인 Jazmin은 드롭커피에서도 워낙에 소량 밖에 입수가 되지 않아서 나오면 반드시 당장! 주문하셔야 하는 커피입니다. 해마다 먹을 때면 그렇지 이게 Jazmin이지. 이런 느낌을 가지게 되거든요.
커피를 열면 특유의 오렌지향이 일단 코를 간지럽혀서 즐겁게 해줍니다.
맛이라면, 그렇게 많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커피이기도 합니다.
가격을 무시하고 꼭 드셔보시길 권하는 커피입니다.
2. 로스팅이라면 Bootstrap
부트스트랩 6개월 정기배송이 이번달로 끝나더군요. 주인장인 Micah가 친절히 이번달이 마지막 달인데 알고 있냐는 메일을 보냈더라구요. 물론! 6개월 더 연장할 생각입니다.
Jazmin이 생두의 급이 남다름을 보여주는 커피라면 부트스트랩의 커피들은 주인장인 Micah가 얼마나 섬세하게 로스팅을 하는지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약배전에서 중배전을 보통 왔다갔다 하는 부트스트랩의 로스팅은 항상 그 원두가 가진 최고를 끄집어 낸다는 느낌을 받게 해주는 기분좋은 느낌을 전해 줍니다.
이번달 배송된 과테말라 Asdecafe는 봉지 개봉하면서 탄성을 내지를수 밖에 없던 녀석입니다.
향이 너무 압도적인 느낌이더라구요.
커피를 갈기 시작하니 주위 사람들이 다들 무슨 커피 향기가 이리 좋냐고 다들 한마디씩 합니다.
카라멜 혹은 건포도 향기가 가득한 드립을 마치고 내려진 커피는 부드러운 느낌 그 자체입니다.
그라인딩시에 느껴졌던 그 향이 녹아든 그윽함에 너무 달아서 설탕을 넣은 것만 같은 느낌에 입안에 머금는 느낌이 진짜 부드러워서 술술 넘어가는 커피입니다.
다음달 정기배송이랑 같이 몇봉지 더 주문할까 싶네요.
3. 봉지가 예뻐서 주문해 본 그럼피의 나머지 두 커피들
그럼피 커피 3종 중 가장 마음에 든 녀석은 제일 왼쪽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Jazmin과 같은 동네인 온두라스 산타바바라 지역의 Las Flores입니다. 언젠가 빅트롤라의 온두라스를 먹으며 제가 가진 온두라스 커피에 대한 편견을 깨게 되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다크 초콜릿 느낌이 가득한 데다 살짝만 얹은 듯한 과일향이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네요. 밸런스가 상당히 좋은 커피였습니다. 먹고 나서 한참동안 입안에 그 기분좋은 느낌이 남는 커피입니다.
그리고 사진상으로는 없지만 에티오피아 시다마 지역의 Shakiso는 에티오피아 커피 특유의 꽃향기를 가지면서도 괜찮은 바디를 보여주는 커피였습니다. 화려하고 발랄한 느낌의 커피가 아닌 우아하고 세련된 느낌의 커피였습니다. 차갑게 마시면 진가가 더 잘 드러나는 커피일 듯도 싶네요.
Recent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