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자세히 모르고 이퀘이터에서 게이샤 3종세트를 살 때, “뭐야? 게이샤 농장에서 나는 커피네”하고 장바구니에 넣어서 같이 샀던 요놈은 생각보다 정말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향은 게이샤 향인데, 바디는 오히려 게이샤보다 단단한 느낌이랄까?
상당히 마음에 들어 다시 한봉지 주문해야지 하고 들어가보니 이미 없더군요.
그런데, 얼마전 이퀘이터에 들어가 보니(예전에 주문했던 로스터리들은 제가 심심하면 한번씩 방문해 보는 터라…),
요놈이 다시 들어온 걸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딴죽걸이님을 졸라 공구를 하시라고 하고, 얼른 얻어 탔습니다
(공구는 진행하는 거보다 올라타는게 정신건강에 훨씬 좋거든요. 다시 한번 감사해요~).
쉬고계신 에스프로님을 살짝 모셔와,
리마르쪼꼬님처럼 경건한 마음으로 한참을 기다려 내려진 커피는 색깔도 정말 곱습니다. ^^

맛이야 뭐…
기분까지 솜털같아지는 달콤한 꽃향기에,
혀위에 사뿐히 내려앉는 오렌지맛, 달달한 꿀맛,
하루를 기분좋게 시작하게 해줍니다.
[추가정보]
이번 기회에 요놈에 대한 정보를 다시 살펴보니, 아주 흥미롭더군요.
콜롬비아에서는 꽤 유명한 ‘Granja La Esperanza’가 2007년 무렵부터 콜롬비아에 나지 않는 품종들을 수입해서 재배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 ‘Cerro Azul’은 파나마 게이샤 종자를 수입해 운영하는 농장입니다.
전체 농장이 게이샤만 재배하는 농장이지요. 그런데, 심어서 자라난 나무들 중 이상하게 키가 작은 놈들이 발견이 되었답니다.
게이샤로 팔 수는 없는 탓에 처음에는 그냥 동네 시장에 내다 팔았는데, 나중에 따로 모아 한번 커핑을 해보니 상당히 맛이 좋아서, 지금은 따로 로스터리에 공급하고 있는 콩입니다.
콩은 길쭉길쭉한게 게이샤랑 상당히 닮았습니다. 게이샤로 알고 심은 것이니, 게이샤 변종이라고 봐야겠죠?

실제로 그라인딩 해보면, 게이샤와 비슷한 향이 올라오고, 맛 또한 게이샤와 유사한 톤으로 내려지는 놈이니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달려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가격도 아주~ 착합니다. ^^
이퀘이터도 몇 번 주문했던 로스터리인데(사실 상당히 큰 규모의 로스터리입니다), 여기는 재미난 샘플러들을 계속 만들어 상품화 하는 편입니다.
게이샤 3종 세트, 내추럴 프로세싱 3종 세트, 에티오피아 3종 세트, 디카페인 3종 세트 이런 식으로요.
Recent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