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터리들은 거의 예외없이 연말 무렵이 되면 할리데이 블랜드들을 내어 놓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꽤 신경을 쓰는 연례행사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보통 가성비가 꽤 좋은 블랜드를 내거나 아니면 아예 특별한 커피들을 한정판으로 팔기도 하거든요.
올해 제가 들리는 로스터리들의 할리데이 블랜드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1. 세레모니 커피 로스터즈 – 할리데이 2016, 12온즈, 17$, 먹어보았음

Berry pie aromatics. Red wine and cranberry in a complex, creamy cup.
30% Ethiopia Wazzala | washed Ethiopian heirlooms
70% Ethiopia Nefas | natural Ethiopian heirlooms
70% Ethiopia Nefas | natural Ethiopian heirlooms
올해 제 할리데이 블랜드의 시작은 세레모니였네요. 2013년 이후로 꾸준히 매년 주문해 오고 있는데, 매년 블랜드하는 원두나 비율은 달라지지만 세레모니가 전해주고자 하는 느낌은 비슷한 듯 합니다.
섬세한 따뜻함이 느껴지는 맛입니다. 에티오피아 원두들을 요새 자주 먹지 않는 편인데도 제 마음에도 쏙 드네요.
2. 조지 하웰 커피(구: 테루아 커피) – 빈티지 마무토 박스, 12온즈 3개, 65불, 12월 16일 일괄 발송

제게 새로운 케냐의 길을 열어주었던 마무토 선물 세트네요.
2013 Harvest: Blackberry, red plum, black currant
2014 Harvest: Blackberry, red plum, red grape
2015 Harvest: Blackberry, dark plum, black grape
2014 Harvest: Blackberry, red plum, red grape
2015 Harvest: Blackberry, dark plum, black grape
조지하웰에는 이것들 말고도 3가지 싱글로 이루어진 세트와 에스프레소 세트도 있습니다.
생두를 냉동에 가깝게 보관해서 오랫동안 보관하며 로스팅하는 방식을 쓰고 있는 터라,
2013, 2014, 2015년 수확한 마무토가 각각 한봉지씩 들어 있습니다.
사실 한 농장의 원두를 이런식으로 연도별로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조지하웰이 아니면 누가 3년전 생두를 보관하고 있을까요? ^^;
저도 아직 2015년 마무토는 먹어보지 못한 터라, 살짝 끌리기도 하네요.
3. Perc Coffee – Holiday Blend , 12온즈, 15$, 먹어 보았음

이것저것 잴 것 없이 그냥 유쾌한 블랜드입니다.
젊은 로스터리의 패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느낌이랄까요?
전의 공구 글에서 잠깐 소개한적 있지만 다시 적어 봅니다.
워크샵을 가서 이 블랜드를 완성했는데, 진짜 마음에 드는 커피가 나올때까지 콕 박혀서 작업했다고 하는군요(100번이나 이렇게 저렇게 조합을 바꿔봤다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그리고, 원래는 콩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을 자리에 요런 말들이 적혀 있더라구요.대충 의역을 하자면 이렇겠죠.
origin(원산지): The bottom of our hearts(우리 마음속 깊은 곳)
elevation(고도): We’re always elevated(우린 언제나 높은 곳에 있어요!)
process(가공방식): Holiday Seasonal(연말에만 하는 특별한 휴일식 가공방식)
harvest(수확시기): 2016 baby(2016년에 태어났어요)
cupping notes(커핑 노트): Bursting with love and kindness(폭발적인 사랑과 따뜻함이 담겨있어요)
elevation(고도): We’re always elevated(우린 언제나 높은 곳에 있어요!)
process(가공방식): Holiday Seasonal(연말에만 하는 특별한 휴일식 가공방식)
harvest(수확시기): 2016 baby(2016년에 태어났어요)
cupping notes(커핑 노트): Bursting with love and kindness(폭발적인 사랑과 따뜻함이 담겨있어요)
받아본 봉지에는 요 귀여운 설인이 오직 Perc 커피를 마실때에만 산에서 내려온다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맛은 개성 강한 원두를 좋아하는 분을 제외하고는 누구나 맘에 들어할 사랑스러운 맛입니다.
밸런스가 절묘해서 기본이 되는 맛은 단맛이지만, 살짝의 산미가 절대 심심하지 않게 만들어 주거든요.
가성비 정말 좋은 원두입니다.
4. Angels’s Cup – Holiday Specials – A Geisha Black Box, 2.75온즈 4개 (총 11온즈, 약 한봉지), 49.99$, 12월 17일 이후 발송, 주문완료

전에 한번 소개했던 엔젤스컵에서 연말 스페셜로 게이샤 블라인드 테이스팅 박스를 135박스 한정으로 내놓았습니다.
엔젤스 컵은 원래 주문을 하면 3종의 커피를 번호만 붙인 채 발송되며 어떤 원두인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맛을 본 후, 이후 원두 정보를 공개하는 방식의 블라인드 테이스팅 구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편견을 배제하고 맛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이라 재미나 보여 한번 주문해 볼까 여러번 망설이다 드디어 주문을 했네요.
이번 박스는 게이샤 4종이 들어있는 박스입니다. 각각의 양은 80 그램 되는 소량이긴 하지만, 충분히 재미난 테이스팅이 될 듯 하네요. 어느 나라 게이샤가 들어갈지 알수는 없지만요. ^^
5. 레드 루스터 로스터즈 – The Twelve Days Of Coffee

레드 루스터의 경우, 좀 특별한 방식을 취하고 있네요.
12월 한달 동안 이틀 간격으로 12개의 스페셜 에디션 커피를 내겠다고 합니다.
지난 1일에는 스위트 할리데이 블랜드가 나왔고, 오늘은 Sumatra Wahana Estate를 판매하고 있네요.
지켜보다가 마음에 쏙 드는 놈이 나오면 얼른 주문할 생각입니다.
커피가 아주~ 많이 필요하신 분이라면 모든 커피를 12월 19일에 보내주는 All Box도 있지만, 200불이라 관세 범위를 넘어가서 한국에선 주문하기 무리겠지요.
그리고 레드 주문하실 거면, 올해 커피리뷰 Top 30 중 23위를 받은 케냐도 같이 주문하시면 좋을 듯 해요
(현재 30~13위의 순위가 발표되었으며, 12월 7일 리스트가 완성될 예정입니다).
6. 허클베리 로스터즈 – 할리데이 기프트 박스, 12온즈 1봉지(19$) + 머그컵(12$) = 30$(1달러 할인), 다음주 받을 거 같네요.

할리데이 들 중에는 머그컵을 포함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워터 애비뉴의 머그컵도 꽤 마음에 들었는데, 허클베리의 머그컵도 꽤 탐납니다.

커피는 에티오피아 아디 + 과테말라 도나 루신다 블랜딩입니다.
이 커피를 판 수익은 최근 몇년간 남미 커피 지역을 덮친 커피잎 썩음병으로 고생하는 커피 농가들을 돕는데 쓰인다고 합니다.
커피도 먹고 그래도 조금이나마 좋은 일에도 보탬이 된다면 일석이조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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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도 다른 좋은 로스터리들의 할리데이들도 많으니, 여기 저기 둘러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소개해 주시면 더욱 좋구요.
번외로 미국 로스터리는 아니지만, 딴죽걸이 님의 공구로 가끔 만나는 드롭의 크리스마스 커피도 어제 받았습니다.

드롭은 항상 느끼는 거지만, 생두 자체가 가진 힘이 너무 커서 정말 급이 다르구나 느낌이 강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드롭의 크리스마스 커피라면 특히나 더 신경쓴 버전일 테지요.
한잔 홀딱 마시기도 전에 다음 한잔이 생각나는 커피입니다.
Christmas Coffee 2016 San Cayetano, El Salvador
내추럴 프로세싱이지만, 내추럴 프로세싱이 가지기 쉬운 단점은 전혀 없고, 장점만 가득합니다.
산미, 바디, 향기, 어느 것도 빠지지 않는 눈부신 느낌의 커피입니다. 진짜 맛있어요.
이런 커피 주위에 마시게 되는 커피들은 괜히 비교당해서 슬퍼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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