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 테스트의 경우, 보통 하는 패턴으로 하는 추출이 아니라 pouring에 가깝게 빠르게 물을 다 부은 후 물빠지는 속도를 봤다면 오늘 하려는 테스트는 보통 제가 하던 패턴대로 추출해 보려고 합니다.
추출에 사용한 도구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그라인더: 리도 2 이탈리아 버
2. 추출 원도: Parlor Colombia Santa Clara 24g
(최근 미국 여행을 다녀오신 지인께서 선물해 주신 원두입니다. 언젠가 보답할 날이 있겠죠? 콜롬비아 치고는 상당히 약배전으로 볶은 커피네요. )

3. 케멕스는 가지고 있지 않아 하리오의 드리퍼를 이용해 추출했습니다.
필터 외에는 다른 조건들은 최대한 잘 맞춰서 추출하려고 노력은 했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평가입니다.
<<추출 과정 및 맛의 느낌>>
1. 에이블 콘 필터
물을 부으면 바로 커피를 통과하지 않고 나오는 것처럼 빠른 속도로 추출됩니다.
커피가 물에 잠긴다는 느낌은 거의 받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추출되며,
추출된 커피에선 상당한 양의 미분이 발견됩니다.
추출된 커피의 맛은 다소 연한 톤으로 내려져 버렸고(속도가 너무 빨랐던 듯 싶네요),
단맛이 강하며, 에이블 특유의 커피 가루가 입안을 돌아다니는 느낌이 남아 있습니다.
맛이 복잡하지만 원두가 가진 느낌을 날 것 그대로 전해주는 느낌입니다.
2. 플라텍스 바리스타 필터
물을 부을 때 초기에는 물에 잘 내려가는데 살짝 그 시기를 지나면 물이 커피 위에 떠 있는 상태가 조금 유지됩니다.
프렌치 프레스처럼 거의 담근 상태가 되는 터라 물빠지기를 꽤 기다려야 하네요.
내려진 커피에선 미분을 거의 찾을 수가 없을 정도로 맑은 느낌입니다.
종이랑 거의 다를바가 없을 듯 하네요.
추출된 커피의 맛은 셋 중 가장 강한 톤으로 내려집니다.
약배전에서 흔히 발견되기 쉬운 약점이 떫은 맛이 같이 따라 올라와서 살짝 맛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되어 버리네요.
에스프로를 좋아하지만 자주 꺼내지 않는 이유가 정말 극상의 원두가 아니면 오랜 시간 추출로 인해 그 원두가 가진 단점이 고스란히 들어나기 때문에 어지간한 원두는 담궈두질 않거든요.
그런데, 플라텍스가 아마도 딱 그런 느낌이랑 비슷할 듯 합니다.
3. 오사카 토지 필터
어제 확 부었을 때랑은 다르게 에이블보다는 다소 천천히 내려지는 느낌입니다만, 물이 정체한다는 느낌은 없고 살짝 걸쳤다 내려가는 느낌으로 추출됩니다.
추출된 커피는 얼핏 보기엔 거의 미분이 없어 보이지만 살짝 시간을 두고 보면, 가루 형태가 아닌 연기처럼 보이는 미분이 보입니다.
맛부분에선 단맛과 함께 산미가 산뜻하게 살아서 올라옵니다. 그리고, 에이블이 가졌던 입안의 껄끄러움은 사라져 맛이 투명하게 느껴져서 상당히 깔끔하면서도 원두가 가진 개성을 잘 표현해주네요.
<<추출 후>>
추출된 이후의 세 필터의 상태입니다.

비슷한 스타일로 드립을 했지만, 에이블의 경우는 테두리쪽에 올라오는 원두가 없이 거의 깔끔한 반면, 플라텍스 바리스타는 물에 잠겼던 터라 테두리 부분에 원두가 붙어 있습니다. 오사카는 둘의 중간 정도 경향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다음은 비닐봉지에 필터들을 가볍게 몇번 쳐서 원두를 떨어낸 상태의 모습입니다.

에이블의 경우 거의 말끔하게 커피들이 떨어져 나갔고, 오사카는 대부분 떨어져 나갔지만 일부 부분에는 원두가 붙어 있습니다. 플라텍스는 재질 때문인지 커피를 털어내는게 아무래도 조심스러워서 잘 털어지질 않네요.
이후, 각 필터들을 수도꼭지 밑에 대고 두어번 정도 가볍게 헹구기만 했을 때 상태입니다.

물로 헹구고 나면 전세가 살짝 뒤집혀 오사카가 훨씬 깔끔한 상태로 남습니다. 플라텍스는 큰 덩어리는 대부분 떨어져 나가지만 필터에 커피 미분들이 상당량 남아있는게 보이네요.
이후 실제 깨끗하게 필터를 청소하기 위해 손으로 필터를 훓어보면 에이블의 경우 손에 가루들이 까끌하게 몇군데 묻는 방면 안쪽이 메쉬인 오사카의 경우 손에 남는 느낌이 없습니다. 반면 플라텍스는 필터에 남아있는 미끌거리는 느낌을 없애려면 조금 더 잘 헹궈야 하는 느낌이네요. 재질탓인지 구김을 걱정해서 조금 더 조심스러워지는 탓도 있겠죠.
일단 전체적인 인상은 오사카가 워낙 좋은 편이네요.
너무 급하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게 적당한 속도로 추출되는데다 미분의 꺼끌거럼은 없는 대신 맛의 풍부함은 살릴 수 있는 느낌이네요. 이후 청소도 간편한 편이구요.
메탈필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번 시도해보실만한 제품인 것은 확실한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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