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접해보고 재미나기도 하고, 맛도 마음에 들어 글을 올려 봅니다.

다음 그림은 아시는 분은 다 아시는 커피 체리의 단면도이지요.
우리가 실제로 볶아서 먹게되는 커피는 커피 체리의 가장 깊숙히 자리잡은 커피의 씨앗입니다.
잘 익은 커피 체리를 수확해 로스팅할 수 있도록 손질하는 과정을 Milling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이 Milling 과정도 조금씩 다른데,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방식은 크게 3~4가지가 있습니다.
1. Fully Washed(Wet Process) : 과육을 완전히 제거하고, 물로 씻어낸 후 말리는 프로세싱 방법입니다.
2. Natrural(Dry Process): 커피 체리를 통째로 말리는 방식입니다.
3. Semi dry, Semi wet, Honey Processing: 위 두 방법의 절충안으로 나온 방법들으로, 그중 특히 허니 프로세싱이란 겉껍질을 제거하고, 과육의 대부분을 제거한 후 건조하는 방식입니다. 이때 남은 과육은 당연히 끈적거리겠죠? 이게 허니란 이름이 붙은 이유랍니다.
어쨌든… 이런 걸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같은 원두를 프로세싱만 다르게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되는 건 아니더라구요.
그런데, 이런 실험을 하는 곳을 발견했답니다.
엘살바도르 Las Delicias  파카마라 3총사 세트입니다.
사실 200그램에 15불씩 하는 셈이니 상당히 가격이 비싸지만, 먹어본 후의 결론은 돈이 아깝진 않다였네요.
내추럴, 허니드, 풀리 워시드 방식의 프로세싱을 농장 측에 특별히 요구해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지원도 해가면서 말이죠.
제가 사진도 잘 찍는 편이 아닌데다, 세세한 맛의 평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멋진 후기는 아닐 테지만…
놀랍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먹기전엔 농담삼아 구별이나 할 수 있겠나라고 이야기했지만, 실제로는 셋이 너무 확연히 달라서 구분이 잘 되는 맛이더군요.
내추럴이 강렬한 개성을 뽐낸다면, 풀리 워시드는 깔끔하고 잘 정돈된 맛을 보여줍니다.
허니드는 말 그대로 그 사이를 절묘하게 잘 비집고 들어가는 맛이구요.
내추럴의 맛을 개인적으로 표현하자면, 짜릿한 크랜베리의 느낌이더군요. 그리고, 마지막에 몰려오는 단맛!
사실 내추럴을 먹고 나니, 다른 2가지가 맹송맹송하게 느껴질 정도라서 내추럴만 우선 홀랑 먹어 버렸습니다만…
내추럴을 다 먹고 나서 나머지 두 가지의 원두를 먹으니 비로소 그 진가가 느껴집니다.
허니드는 확실히 맛이 제일 복잡한 느낌입니다. 새콤달콤하면서도 뭔가 한가지라고 맛을 딱 집어낼수가 없느 느낌이더군요.
풀리 워시드는 말랑말랑한 맛입니다. 부드럽고 고소하고, 어디선가 살짝 나는 것만 같은 바나나의 느낌까지..
내추럴이 조금 거친 맛이라면, 풀리 워시드는 단정하고 예쁜 맛이더군요.
어쨌든, 저같은 궁금쟁이들이라면 한번 꼭 드셔보실만 합니다. ^^